에스컬레이터를 탄 남성.
방향을 틀더니, 피해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휘두릅니다.
CCTV에 잡힌 서울역 폭행 당시 모습이죠
[이모 씨 / 서울역 폭행 피의자]
"욱 해버려서 큰 실수를 했습니다."
그런데 이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어젯밤 기각됐습니다.
이 소식을 들은 폭행 피해자 측은 "두려움에 떨게 됐다"고 분노했는데요.
이 씨, 어떻게 풀려난 건지 따져보겠습니다.
법원은 이례적으로 기각 사유를 자세히 밝혔는데요.
"위법한 체포에 해당된다"는 설명입니다.
체포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던 건지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.
지난 2일 저녁 7시. 이 씨의 집을 찾은 경찰이 초인종을 누릅니다.
전화도 걸었지만, 답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체포하죠.
법원은 이때 '영장'이 없었던 게 위법하다고 봤습니다.
일단 현행범이 아니라면 체포에는 법원 영장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.
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으려면 빨라도 하루 이틀정도 걸리는데요.
하지만 눈앞에 범인이 지나가는데, 영장을 기다릴 수는 없겠죠.
이때 '긴급 체포'가 가능한데,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.
[팩트맨]
"긴급체포 요건이 뭔가요?"
[도진기 / 판사 출신 변호사]
"핵심은, 판사의 영장을 받아내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만큼 급박한, 긴박한 상황인 경우에 (허용된다.)"
-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었다고 의심이 들 때,
-증거 인멸, 도주 우려.
이 요건이 '모두' 충족돼야 가능한데요
결론적으로 이 씨 경우 7년 이하 징역이 가능한 '상해 혐의'로 일부 요건은 충족했지만,
이미 경찰이 주소, 전화번호를 파악했고 이 씨가 잠을 자고 있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법원은 본 겁니다.
경찰은 "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신속하게 이 씨를 검거할 필요가 있었다"면서, "여죄도 수사하겠다"고 밝혔습니다.
이 밖에도 궁금한 사안 팩트맨에 제보 부탁드립니다.
이상 팩트맨이었습니다.
서상희 기자
with@donga.com
연출·편집:황진선 PD
구성:박지연 작가
그래픽: 성정우, 박소연 디자이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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